어스 파트 2 라스트 오브

지난해 무더운 여름 무렵에 출시돼 콜드브루 커피에 얼음을 띄우고 열대야 속에서 땀을 흘리며. 당초 발매가 임박할 때까지 이 속편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그래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일단 결제 후 다운로드까지 마쳤다.

그런데 잠시 후 게임을 기다리던 모든 사람들은 충격과 불쾌감에 떨었고 그 바람에 모든 커뮤니티는 꽤 발칵 뒤집혔다.
개발진의 sns 계정에는 전쟁 공습 못지않은 폭격이 이어졌고 감독도 자신의 sns로 대공사격을 하는 모습이 몇 달째 이어졌다.
나는 게임을 마칠 때까지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엔딩을 보고 나서 게임이 포연으로 뿌옇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까지 없었던 사건에 금세 흥미를 느꼈다.
모두 상당히 격앙된 분위기이고 비난 여론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나름대로 작품을 평가하는 사람들까지 표적이 되고 있다.
수많은 유튜버들도 영상을 제작하며 비난을 계속하고, 이것저것 엔딩까지 진행한 스트리머들도 이따금씩 불만을 표시한 패드를 집어던지는 것은 당연하다.
디스크를 가위로 자르거나 욕을 퍼붓다가 끝내 분을 삭이지 못해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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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모든 면이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느슨한 진행과 그 때문에 사라지는 긴장이 가장 아쉬웠다.
하지만 욕심쟁이에 걸맞는 꽤 그럴듯한 속편으로 game changer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한번쯤은 플레이해봐야 할 작품이라는 데 동의했다.
이 게임은 걸작인지 쓰레기인지 양끝에 집중되는 의견과 비교할 때 나는 어떻게 보여질 수 있다며 감독과 팬이 대립하는 묘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금방 알 수 있게 됐지만 서로를 어떻게 이해시킬지는 정말 어렵고 시간이 걸릴 문제라고 생각했다.

https://youtu.be FvPR 0up Xo Xg 비난의 주요 내용은 대체로 개인의 호오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저리 처스틴은 죽으면 안 돼!
”라는 분노가 대부분이었지만, 당연히 그가 왜 죽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두 명확한 이유를 들지 못했다.
창작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담긴 그 주장들은 다양한 용어들과 함께 객관적으로 보이려고 애썼지만, 대부분 지엽적인 요소에 얽매여 “작품은 완전히 감독의 예술”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
사실 죽으면 안 되는 이유 같은 것은 없지 않은가. 쏟아지던 비난의 상당 부분은 감독의 의도와 성향이 팬들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다른 길로 새나가 버린 데 이유가 있었다.

캐릭터를그렇게다루면안된다,이야기를이렇게쓰면안된다라는유형의의견은왜힘이없을까. 사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이라는 재화는 발매 전에 극히 제한된 정보만 제공되면서 생기는 불균형이 게이머들을 철저한 약자로 몰기도 한다.
설령 내용이 시원찮더라도 일단 구입하기 전에는 그 사실을 전혀 알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며, 더구나 본 작품은 속편이므로 대부분의 게이머 역시 후기를 보면서 좀버하기보다는 전작에서 느꼈던 만족감을 바탕으로 예약 구매하는 쪽을 택했다.
그러다 보니 뒤늦게 0점 리뷰를 남기고 완전한 소비자 권한을 행사해 봤자 게임은 이미 수백만 장이나 팔린 뒤였다.

미조리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어도 그 정도 팔렸을까. 그런 이유로 환불도 되지 않는다; 때문에 발생한 게이머들의 불만에 감독은 이 전쟁 중에서도 가장 어이없고 황당한 대응을 했지만 그는 이 공격을 정말 예상하지 못한 듯 당황했고 동시에 폭격으로 황폐해진 자신의 세상을 바라보며 심하게 삐친 듯 거의 울면서 대항했다.
그는 매수자로부터 다소 심한 비난을 받을 수 없는 정신상태에 있었으며 방어기였는지 못지않게 엄격하게 대응했다.

자신이 연출한 인물을 이용해 비아냥거리면서 그들은 허구와 생명력 자체를 부정해 버리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라며 놀랐다.
캐릭터가 도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조엘과 엘리는 버려진 도구나 다름없게 되고 말았다.

감독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만큼 게이머들을 포용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
그의 지론이 틀리지 않았다면 게이머들의 불만도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의견은 공평해야 했고 감독은 게이머의 개입-죽으면 안 된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없었지만 죽으면 별로라는 평가에는 존중을 표시해야 했다.
게임은 이미 출시된 것을 리콜도, 재발매도, 수정도 어렵기 때문에 적어도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이미 수백만 장을 멋모르고 구입한 지지자들의 실망을 이해하고 위로했어야 했다.
그가 공격하고 조롱하는 것은 그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짓이었다.

전쟁이 끝난 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작품은 드라마 제작까지 확정하고 작업에 들어갔으며 그 어느 게임보다 영화적인 게임을 연출한 감독은 과연 그가 원하는 대로 된 것처럼 행복해 보인다.
나는 이 두 편을 나름대로 즐겼지만 대다수 구매자들과 이렇게 심하게 척추당한 채 마지막 파트 3는 나올 수 있을까.

숱한 전쟁이 그렇듯 둘 다 행복한 결말은 없다.
감독의 말이 무조건 옳아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팬들의 뜻에 좌우되는 작품 또한 어려운 작품이다.
죽일 적이었지만 서로를 헤아려 함께 한 작품 속 아버지와 렙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감독은 자신의 일이 단순히 사적인 예술이 아니라 산업의 한 축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고 게이머들은 보다 관대하게 작가가 원하는 것을 즐기고 받아들이는 쪽으로 바뀌면 보다 폭넓고 성숙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3가 나오기를 바라는 입장이므로 이런 대립이 다음 상황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어렵게 보이지만). 1편과 2편 사이의 제작기간을 감안할 때 특히 전쟁을 치른 후에 나오는 작품인 만큼 3편의 제작에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그게 어떤 식으로 나오든 난 즐길 준비가 돼 있는데 그때는 제발 양쪽 다 화가 풀린 상태이길 바란다